직업
. 가끔 건축사라는 직업이 무엇을 어디까지 할 수 있는 일인가를 생각해볼 때가 있습니다. 좋은 집을 짓기 위해서는 건축사외에도 많은 직업인들이 자기 직능을 다 해주어야 합니다. 이 모든 이들이 자기일에 충실해 줄때 좋은 집이 만들어지는 것이고, 그 점에서 건축사라는 직업도 예외는 아닙니다. 아니 건축사라는 직업인의 역할이 결코 적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간혹 직업을 세분화하는 과정에서 종종 책임을 물을때가 되면 서로의 탓으로 전가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최근에 비가새는 집을 방문하고서는 건축주에게 누구의 책임인가를 묻기전에 일단 집을 온전하게 만들 생각을 하자고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책임소재를 물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면 그로 인한 실제의 피해는 점점 더 커지고 집은 더 상하게 마련이니까 냉정하게 빠른 조치를 취하는게 좋겠다고 하였습니다. 직업의 세분화는 각 분야를 전문적으로 다루게 하지만, 역으로는 종합적인 문제에 봉착해서는 해결을 못하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집은 결국 종합적인 것이기 때문에 그 지휘를 맡는다는 것은 상당한 부담입니다. 현장을 돌아보지 못하고 건축사의 업무마저 쪼개져버린 지금 좋은 집을 꿈꾸는 것은 정말 쉬운일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