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을 붙인다는 것. 많은 예술가들이 작품을 완성하고 나면 서명을 하면서 그런 고민을 할 것입니다. 그것은 결코 쉬운일이 아닐겁니다. 사람들은 결과물만을 보면서 작가들이 작품을 하고나면 항상 서명을 멋있게 하고 마무리를 할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서명을 하지 못하고 끝낸 작품이 서명을 한 작품보다 대개는 더 많을 것입니다. 누가 뭐라고 하는 것도 아닌데, 그게 이름이라고 하는 것인가 봅니다. 아키제주의 명패의 형태가 몇번 바뀌었습니다. 그 과정에 명패를 붙이지 못한 곳도 있었구요. 부끄럽다는 생각에 망설이다가 시기를 놓친적도 있었습니다. 건축물에 사무실 명패를 붙이는게 무슨 의무화되어있는 것도 아니니까요. 이번에는 처음으로 내 손으로 에폭시본드를 사용해서 직접 붙여보았습니다. 주위에 실리콘도 발랐구요. 딱히 시킬사람도 없었지만, 한번 내손으로 붙여보고 싶었습니다. 내가 했다는 것, 그 표시를 내 손으로 하고 싶었습니다. 나중에 부끄럽게 생각될지도 모르는 일이고, 한편으로 부끄럽기도 한 일이지만요. 시간이 지나가면 이 부끄럼이 줄어들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