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환경에서의 열은 뜨거운 열기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차가운 냉기까지도 열이라고 한다. 단열재는 그런 열기와 냉기를 차단하는데 효과적인 재료를 말한다. 좋은 보온병에는 찬물을 넣든 뜨거운 물을 넣든 외부에서는 온도변화가 없는 것과 같다. 보온병도 역시 단열성능을 높게만들어 내부의 열기가 밖으로 전달되지 않는 것이다.
최근 에너지 절감을 위한 단열의 중요성이 많이 강조되고 있다. 건축물의 단열방법에는 외부단열과 내부단열 두 가지의 방식이 있다. 외단열에는 자연으로부터의 냉기와 열기를 차단하는데 유효한 반면 내단열은 내부에서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열기와 냉기가 외부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는데 유효하다.
보통 패시브하우스에서는 외단열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외부의 열환경을 차단하기 위한 외단열은 단열의 기본이다. 하지만 내부단열의 중요성도 간과하지 않는 게 좋다. 만약에 냉난방을 전혀 하지 않는다면 외단열을 잘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하지만 이미 우리 살림집에서는 적정온도를 유지하기 위해서 냉난방의 기계적 장치를 가동하고 있다. 이때 발생시킨 열기와 냉기가 밖으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차단시키는 것이 내부단열이다.
내부단열과 외부단열 중에 어느게 더 효과적인지에 대해서는 토론을 하지 않기바란다. 그 둘의 역할이 다르기 때문이다. 군인과 경찰 중에 더 국가안보를 위해 누가 더 중요한가라는 질문과 같다. 한쪽은 외부방어를 담당하고 한쪽은 내부치안을 담당하고 있을 뿐이다. 적절하게 단열 특성에 따라 내외부에 단열재를 안배하는 것도 건축의 지혜이다.
단열을 잘한다는 것은 건물을 기밀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통풍이 잘 되면 당연히 단열은 하나마나이다. 보온병에 구멍이 있다고 생각해보라. 당연히 보온이 안된다. 단열이 기밀하지 않고 단열재가 불연속으로 될 때 그 틈에 열교(Thermal Bridge )현상이 일어난다고 한다. 열교현상은 그 부근으로 곰팡이가 발생할 수 있고, 애써 난방한 열기가 빠져나가기도 하기 때문에 시공시 주의해야 할 부분이다. 좋은 단열재를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구멍난 옷을 만들지 않도록 조심해야한다.
무의식중에 건축물에 구멍 난 옷을 입히게 되는 사례를 들어보자. 간혹 지붕의 우수관이 외부에 보이는게 싫어서 콘크리트 구체안에 설치하는 경우가 있다. 빗물이 흐르는 주변으로 냉기가 흐르면서 단열을 무색하게 만들어버린다. 에어컨배관이 밖에서 보이는게 싫어서 단열재를 잘라내서 배관을 단열재 안에 매립하는 경우도 있다. 역시 단열면이 차단되면서 열교가 발생할 수 있다. 외벽 단열재를 시공하였는데 보수한다면서 틈새를 모르터로 메우는 경우가 있다. 역시 열교를 발생시킨다. 최소한 외부용폼으로 채워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