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3월 26,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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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의 크기

공간을 구상할 때 주변에 있는 사물들의 치수를 재어보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 좋다. 평소에 늘 보는 사물들도 막상 공간을 구상하려고 하면 그 크기를 정확히 알고 있는 사물이 별로 많지 않다. 책상의 높이는 70센티미터, 의자의 높이는 45센티미터 정도라는 게 혹 알고 있는 치수일 것이다. 늘 보아왔던 세면대의 높이나 씽크대의 높이, 문의 폭이나 계단의 폭과 같은 것은 실제로 재어보지 않고서는 알 수가 없다.

공간의 크기도 마찬가지이다. 늘 사용하던 공간이라고 해도 그 크기를 알거나 기억하는 경우는 별로 없다. 이제 한 평이라도 아끼면서 자기가 원하는 공간을 얻으려면 적절한 공간의 크기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최근에 집을 짓는 시공비가 평당 천만 원에 가깝다고 들었다면 한 평의 공간을 아끼는 것만으로도 천만 원을 절약하는 효과가 있는 것이다. 당연히 효율적인 공간구성으로 면적을 아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종종 자신이 사용하는 실내공간을 줄자로 재어보고는 그 크기로 설계해 달라고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 건축설계에서의 공간계획은 항상 벽체의 중심선으로 하기때문에 건축에서 필요한 공간의 크기는 눈으로 보이는 것보다 30센티 정도 더 크게 고려해야 한다. 원하는 단일 공간의 크기를 건축사에게 요청하였다면 당연히 건축사는 벽두께를 고려해서 공간계획을 할 것이다. 하지만 벽 두께를 고려하지 않고 살림집의 내부공간계획을 하였다면 벽두께를 고려하는 순간 오랜 시간을 들여서 고민하였던 모든 계획을 전부 폐기하고 다시 시작해야 한다. 실내의 공간계획을 건축사의 도움이 없이 스스로 한다는 것은 상상 이상으로 어려움이 있다.

상담을 해 보면 의외로 거실이나 침실은 크게 하기를 원하는 반면에 계단이나 화장실은 조금이라도 작게해서 공간을 아껴보려고 하는 경우가 있다. 계단이나 화장실은 동선에 민감한 공간이다. 계단의 경우에는 사람이 오르내리는 것 보다 가끔이지만 물건을 들고 오르내리는 경우를 고려해야 한다. 그래서 양쪽으로 벽이 세워진 계단의 경우는 평소 알던 계단보다 더 크게 계획해야 한다. 일반적인 테이블의 높이가 70센티미터 정도이므로 계단 안치수가 그 이하이면 테이블을 운반하는 것 조차도 어렵다. 중간에 회전해야 한다면 더 넓은 치수를 고려해야 한다. 이는 안목치수로 말하는 것이다.

화장실의 경우에는 더욱 민감하다, 작은 공간에 양변기, 세면대, 샤워기와 같은 설비시설과 각종 수납장이 들어간다. 약간의 부족한 치수는 황당하게도 문을 열다가 변기에 걸리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하고, 세수를 하다가 머리를 수납장에 부딪히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대개 변기의 앞뒤 길이는 70센티정도이다. 그리고 화장실 문짝의 경우도 75센티정도를 고려하면 적당하다. 화장실의 설계에서는 출입문과 변기가 마주하게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면 안목치수는 1.5미터를 고려하면 문이 변기에 걸리지 않는다. 중심선치수로 보면 1.8미터가 필요하다. 이보다 작다면 약간이라도 어긋나게 문과 양변기를 배치해 주어야 한다.

공간을 아끼고 싶다면 계단이나 화장실을 줄일 것이 아니라, 거실이나 침실을 줄여보려고 하는게 더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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