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 건축의 기본 규정들

09. 건축의 기본 규정들 설계와 관련된 모든 상담은 계약이 이루어진 후에 구체적으로 진행되게 됩니다. 그런데 설계를 하기 전에 미리 상담을 하여야 할 중요한 사항이 있다면, 자기 땅에 자기가 원하는 집을 지을 수 있도록 법과 규제가 되어있는지를 확인하는 일입니다.

특히 제주도처럼 비도시지역이 많고 경관규제와 문화재관련 규정이 많은 지역에서는 땅을 매입하기 전에 최소한 집을 지을 수 있는 땅인지 확인하는 절차는 매우 중요합니다.

집을 지으려고 땅을 매입했는데 집을 지을 수 없다면 정말 낭패입니다. 그런 일은 없어야 하겠지만 토지를 구입하고 나서 나중에 확인해보니 집을 지을 수 없다는 말을 들으면 하늘이 노래질 수 밖에 없습니다.

집을 지을 수 있는 땅을 사야한다는 것은 아주 당연하고 기본적인 것이지만 이상하게도 그것을 확인하는 것이 간단치가 않습니다.

10년 이상을 건축설계를 업으로 하여온 필자가 가장 곤혹스러워하는 질문이 ‘이 땅에 집을 짓는 것이 가능합니까?’라는 게 대개는 이해가 되지 않을 것입니다.

어떤 땅이 집을 지을 수 있는 땅인지를 알 수 있는 요령을 알려주는 것이 이 글을 쓰게 된 동기는 아니지만 집을 지을 때 처음 봉착하는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법적으로 고려해야 할 기초적인 사항을 언급하지 않을 수가 없네요.

집을 짓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조건이 있는데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도로에 접해야 하는 것입니다. 도로에 접하지 않은 땅을 맹지라고 하는데 맹지에는 건축을 할 수 없습니다.

도로에 접해있다고 해도 모든 형태의 건축이 가능한 것이 아니라 도로 폭의 규정에 따라 건축이 가능한 용도와 규모가 있으므로 구입하려는 땅이 몇 미터 폭의 도로에 접해 있는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건축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최소한의 도로의 폭은 4미터로 정하고 있습니다. 만약 4미터 폭 이하의 도로에 면해 있다면 그에 따른 건축한계선을 제한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막다른 도로의 경우에는 막다른 도로의 길이에 따라 따로 규정을 정하고 있는데, 이를테면 막다른 도로의 길이가 10미터 이하일때는 도로 폭이 2미터 이상이 되어야 하며, 35미터 이하일 때는 도로폭이 3미터 이상이 되어야 합니다.

35미터가 넘는 막다른 도로의 경우에는 도시지역에서는 4미터 이상의 도로 그리고 비도시 지역에서는 폭6미터 이상의 도로에 접하거나 확보해야 합니다. 그리 복잡한 규정이 아니지만 글로 쓰려고 하니 좀 복잡해 보이네요.

만약에 내 땅이 그러한 도로폭에 미달되면 집을 지을수 없다는 의미인가요? 그런 것이 아니라, 집을 지을때는 그만큼의 도로폭이 유지되도록 땅의 일부를 도로로 내 주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내 땅은 내준다고 하지만 남의 땅은 내줄 수가 없지 않나요? 그래서 골목 안쪽에 있는 경우에는 도로폭이 확보되지 않아서 건축이 곤란한 경우도 있지요.

도로폭의 규정은 그렇다고 하여도 차량이 다니는 차로의 규정은 폭이 3미터이상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도로폭이 3미터가 안되는 좁은 길에서는 주차대수가 1대 이상이 되는 건축물을 지을 수 없게 되기도 합니다.

이외에도 지역에 따라서는 특별히 많은 차량의 이용이 예상되는 용도에 대해서는 따로 조례로 접해야 하는 도로의 폭을 규정하고 있으니 지으려는 건축물의 용도에 따라 확인을 해야 합니다.

특히 공동주택과 호텔과 같은 숙박시설을 하고자 할 때는 따로 도로폭 규정이 있는지 확인을 하여야 합니다.

대지가 적절한 도로에 접해야 하는 것 다음으로 확인해야 할 사항은 전기와 상수의 공급이 가능한 지역인가 하는 점입니다.

물론 도심에서는 큰 문제가 없는 일이지만 비도시지역이 많은 곳에서는 반드시 확인해야하는 것입니다. 전기의 공급가능여부는 한국전력으로 상수도 공급가능여부는 관할 관청에 파견 근무하는 수자원본부의 담당직원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전기와 상수도의 공급은 설사 공급이 가능하다고 하여도 인입공사에 대한 부담을 원인자에게 지우는 경우가 있으므로 공사비가 어느 정도 들어갈 지 까지 확인을 하여야 합니다.

전기와 상수도 공급이 확인되었다면 오수처리가 가능한 지역인지를 확인하여야 합니다. 제주도의 경우 제주시의 동(洞)지역을 제외하고 하수관이 없는 지역에서는 오수와 하수를 같이 처리해서 땅으로 오하수를 침투시키는 합병정화조의 설치가 가능합니다.

때문에 합병정화조의 처리가 불가능한 제주시의 동(洞)지역의 땅을 매입할 때는 특히 오수처리가 가능한 지역인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번거로운 일이지만, 이 네 가지의 사항 도로, 상수, 하수, 전기의 기반시설에 대하여는 반드시 담당 공무원을 통해 확인을 해야 합니다.

보통 옆에 주택이 있으니까 당연히 상수도 공급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접근하기도 하지만, 간혹 예외의 상황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돌다리도 두드리고 건너라는 속담은 땅을 구입하려고 할 때는 몇 번이고 중얼거리는 것이 좋습니다.

위의 네 가지의 기반시설을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막상 집을 지으려고 하면 종종 생각지 못한 복병이 나타나서 원하는 집을 짓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토지를 매입할 때 소유권을 확인할 수 있는 등기서류를 체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건축가능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토지이용계획확인원’을 확인해야 합니다. 토지이용계획확인원에 적혀있는 하나 하나의 내용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물건을 고를 때, 자본주의 사회가 가르쳐주는 단순한 원리에 감탄하고는 합니다. 싸고 좋은 것은 없다는 것이죠.

때문에 물건을 잘못 샀다고 하면 싸고 좋지 않은 땅을 산 경우가 아니라 비싼데 좋지 않은 땅을 산 경우이지요. 토지이용계획확인원에 적혀있는 많은 정보들은 그 땅의 투자가치를 결정하는 중요한 정보들입니다.

토지이용계획확인원에는 땅에 대한 성격을 규정해놓은 정보들이 있습니다. 그것은 정부에서 토지와 관련한 정책을 알려주는 서류입니다.

먼저 우리나라 국토의 도시지역은 상업지역, 주거지역, 준주거지역, 공업지역, 녹지지역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그렇게 구분하지 못한 비도시지역을 관리지역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국토를 지역으로 세분화한 다음에 지역별로 건축이 가능한 용도를 지정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주거지역에는 위락시설을 지을 수 없다는 등의 규제이지요.

대개 1가구의 단독주택을 지을 수 없도록 규정한 지역은 거의 없지만, 2가구 이상인 다가구주택의 경우에는 지을 수 없는 지역이 있을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자신이 지으려고 하는 건축물의 용도가 해당지역에 가능한지의 여부는 도시계획조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는 건축가능규모를 규정하고 있는 건폐율과 용적율 제한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모든 지역에는 건축 가능한 규모를 땅의 크기에 비례하여 제한하고 있습니다.

건폐율은 공중에서 바라보았을 때 전체 토지에서 건물이 땅을 차지할 수 있는 정도의 비율을 정의한 것입니다. 건물로 인해서 대지의 공지부분이 사라지지 않도록 규제하는 것입니다.

용적율은 땅의 크기에 비례해서 지상에 지을 수 있는 건물의 총면적을 제한한 것입니다. 예를 들어 자연녹지의 건폐율은 20%, 용적율은 80%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그 의미는 자연녹지에 있는 100평의 땅을 구입했다고 한다면 지상에 지을 수 있는 건물의 바닥면적을 다 합쳐서 80평 이상을 지을 수 없으며 또한 가장 넓은 층의 면적은 20평을 넘을 수 없다는 정도로 이해하면 될 것입니다.

이 경우에는 20평씩 4층을 지으면 총 면적이 80평이 되니까 최대한의 규모로 지은 것이 되는 것이지요.

img-716131736-0001
건축면적을 설명하는 기본 도해, 빗금친 부분이 건축면적

다만, 하늘에서 보았을 때 땅을 덮고 있는 구조물에서 일부는 건축면적에서 제외시켜주는 규정이 있습니다. 캐노피의 경우 끝에서 1미터는 건축면적에서 제외합니다.

외부계단의 경우에도 끝에서 1미터까지는 건축면적에서 제외를 합니다. 건폐율규정이 강한 자연녹지같은 경우에는 이러한 완화규정을 잘 숙지하면 계획을 할 때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img-716131754-0001
건축면적에서 완화되는 부분들, 외부계단, 캐노피

또한 지상층에 실내화 되어있는 공간이지만 옥상에 있는 물탱크실, 필로티구조로 된 주차장, 규정에 맞는 발코니, 다락 등 바닥면적에서 특별히 제외되는 공간들이 있습니다.

바닥면적에서 제외된다는 것은 용적율 제한면적에서 규제받지 않는다는 의미이지요.

바닥면적은 용적율에 의한 규제뿐 아니라, 용도별로 바닥면적의 한계를 규정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면적계산과 관련한 규정을 이해하는 것은 건물의 규모가 중요한 경우에 상당한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발코니의 경우는 건축면적산정에는 모두 포함되지만, 바닥면적에서는 제외시켜주기 때문에, 660m2까지만 허용하는 다가구 주택을 구상할 때 바닥면적에 포함되지 않는 발코니를 잘 활용하면 같은 면적일지라도 실내공간이 더 넓은 계획을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용적율과 건폐율 규정에 대한 의미를 이해하고 초기에 계획을 잡을 때에는 이 범위 안에서 건축계획을 하여야 하겠지요.

이 외에도 상황에 따라 건축면적과 바닥면적을 산정하는 기준들이 있으니까 그러한 기준에 대해서 초기에 건축사와 의논하고 미리 숙지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불친절한 설명이지만 건폐율과 용적율에 관해서 세세히 설명하기는 지면이 아쉽습니다. 그리고 모든 지역의 규정을 이해할 필요는 없을테니 이 이상의 구체적인 사항들은 건축사의 도움을 받거나 건축직 공무원을 통해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건폐율과 용적율에 대한 규제 이외에 초기계획에 먼저 체크되어야할 규정으로 주차와 관련한 규정이 있습니다.

집을 지으려면 용도와 바닥면적에 따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는 주차대수의 규정이 있습니다. 주차대수에 대한 규정은 지방마다 조례규정이 약간씩 다를 수 있으니까 반드시 건축계획 전에 사전에 확인을 하여야 합니다.

건폐율과 용적율에 적합하게 계획하였다고 해도, 그 면적에 필요한 주차를 할 수 있는 공간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그 계획자체가 무용지물이 될 수도 있습니다.

원칙적으로는 필요한 건축물을 먼저 계획하고, 그 규모에 맞도록 주차계획을 하는 것이 맞겠지만 현실적으로는 주차규정에 맞는 가능한 주차대수가 얼마나 되는지를 먼저 확인하고, 그 규정으로 인해 지을 수 있는 건축물의 규모가 자신이 원하는 규모에 미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초기의 검토방법으로 효율적일수가 있습니다.

주차장을 계획할 때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점을 말해보죠. 일단 1대의 주차구획의 기준은 폭 2.3미터에 길이는 5미터라는 점을 이해 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주차장의 후면으로는 6미터의 공간이 확보되어야 한다는 점도 꼭 기억하고 있어야 합니다. 차가 다니는 길을 차로라고 하는데, 차로는 최소 3미터 이상이 되어야 합니다.

이 규정이 가장 기본적인 주차장을 계획하는 기준이 됩니다.

주차대수 8대 이하의 규모에서는 주차장 설치규정을 완화 해주는 규정이 있는데, 대개의 소규모 건축물들의 주차대수가 8대에 못 미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 규정을 잘 이해하시면 주차장 확보가 훨씬 용이해 질 수 있습니다.

완화규정에서 가장 중요한 내용은 주차장 후면에 확보해야 하는 6미터의 공간을 도로까지 감안해서 계획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다만 도로에 중앙선이 있다면 그 중앙선을 기준으로 6미터를 확보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모든 경우에 다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혹시 예외에 해당되는지는 건축사와 같이 확인을 해야 합니다.

img-716173518-0001

완화규정에서 다음으로 고려해야할 것은 주차를 앞뒤로 두 대를 겹질러서 주차할 수 있는 규정입니다. 주변에서 이런 소규모 주차장을 볼 기회는 많으실 겁니다.

그게 총 주차대수가 8대 이하의 경우에 해당하는 방식이라는 점을 알고 있어야 합니다. 그러면 주차대수가 9대 이상의 경우에는 그렇게 하면 안된다는 걸까요? 맞습니다.

주차장 후면의 공간도 대지 안에서 확보를 해야하고, 주차장도 겹질러서 설치해서는 안됩니다. 그렇게 되면 주차를 위해 꽤 많은 공간이 필요하게 되지요.

이 정도만 설명을 해도 집 하나 지으려는데 규정이 왜 이렇게 복잡하냐고 깜짝 놀라곤 합니다. 집을 짓기 위한 법 규정이 복잡하다보니 어떤 점에서는 건축사의 역할이 변호사와 비슷 해보이기도 합니다.

그 외에도 토지이용계획확인원을 보면, 문화제 관련규제나 생태와 경관등급 등을 확인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지적경계와 현황경계가 일치하지 않아서 이웃 간의 분쟁이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지적도에 없는 묘가 있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어쩌면 대지 주변인들에게 들어보아야 알 수 있는 사항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 많은 변수들을 정확하게 다 확인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건축사도 쉽게 답변할 수 없는 부분이 이러한 변수들이 종종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집을 지을 수 있는 땅이라는 것을 판단하고 매입을 결정해야 하는 것은 본인 부담이라는 것을 명심하여야 합니다.


아키제주 건축사사무소 / Archijeju Architects / 제주건축 / Architect, jeju korea /

양성필https://www.archijeju.com/
옛말에 '배는 짓고, 집은 사라'고 하였습니다. 그만큼 집을 짓는 것이 쉽지 않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집을 짓는 것은 단순히 어떤 물건 을 만드는 것과는 다른 차원의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많은 자금이 들어가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개인적인 감정과 사회적인 요구, 그 리고 법적인 규제 등 고민해야 할 문제가 많습니다. 저희는 아키제주 건축사사무소 홈페이지를 통해서 건축설계와 관련한 정보를 최대한 제공하려고 합니다. 건축설계와 관련된 궁금한점은 회원가입후 건축상담게시판에 올려주시면 답변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의 집을 만드는데 저희 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Related Stories

Discover

제주건축단상

. 건축사협회에서는 '제주건축연구위원회'를 구성하여 제주건축을 주제로하는 조사와 연구를 진행하여왔습니다. 모두다 실무를 하는 건축사들이면서 개인적인...

1901: 봄날

200330............................ 이제 1층 벽체가 마무리 되어갑니다. 많은 부분의 변화가 있었습니다. 진입부분과 2층 창문의 디자인이 바뀐게...

빈집을 돌아보며..

. 가끔 시골의 빈집을 둘러볼때가 있습니다. 사람의 삶에 흥망성쇄가 있듯이 빈집을 보면서 삶에 대한...

집과 물 이야기

. KBS 대담프로그램에서 주거공간과 관련해서 물 이야기를 같이 나누어보았습니다. 저는 주로 집을 지을때 물부조를...

깨끗한세상..

. 간단히 평면을 잡고 이미지를 그려봅니다.  초기의 이미지여서 현실성이 없는 부분이 없지는 않겠지만, 설계를...

안세미물

. 봉개동 명도암에 있는 안새미물통이다.  굴과 같은 파인 곳 안에서 물이 솟는다....

Popular Categories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