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건축사를 만나면 무엇을 물어봐야 할지 고민해야 할 때이다. 그런데 건축사를 만나보면 질문을 하기보다는 훨씬 많은 질문을 받게 될지도 모른다. 어떤 공간과 어떤 색깔을 좋아하는지 그리고 특별한 취미생활은 무엇을 즐기는지 등 많은 것들이 그의 집을 설계하기 위해 알아야 할 내용들이다.
오해는 하지 마시라. 질문을 많이 하는 건축사는 건축주의 마음속에 있는 집에 관심이 있는 것이다. 그 집을 찾아가기 위해 체크해야 할 내용들을 물어보는 것이다. 건축사의 질문에 건축주 역시 적극적으로 자신이 원하는 집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 주는게 좋겠다.
살림집을 설계하기 위해서 처음에 건축사에게 기본적으로 알려주어야 할 내용을 적어본다.
- 용도에 관한 것 : 주거용도 이외에 필요한 창고나 임대시설이나, 혹은 직접 운영하려고하는 영업시설(근린생활시설)이나, 특별한 취미를 위한 공간들 (연주실, 취미공방 등) 이 필요한지.
- 규모에 관한 것 : 전체 면적과 관련된 대략적인 판단. 우선은 어떤 용도로 어느 정도의 면적이 필요한지를 기본으로 제시해보자. 법적인 면적 제한이 어떻게 되는지, 그리고 투입 가능한 공사비와 건축물의 질을 고려할 때 적절한 규모가 어떻게 될지는 건축사와의 논의를 통해서 판단되어야 할 것이다.
- 기타 건축행위에 지장이 있을 것으로 파악된 내용 : 집을 지으려고 준비하는 과정에서 알게 된 예상되는 문제들이 있다면 정리해서 알려주는 것이 좋겠다. 물론 건축사도 따로 확인해야 할 내용이지만 건축주가 알게 된 내용들을 전해주는 것이 다음의 진행을 원활하게 하기위해 필요할 것이다.
첫 만남에서 건축사에게 구체적인 디자인에 대해서 토론할 필요는 없다. 건축사와의 처음 만남에서는 건축이 가능한지를 들어보는 정도의 수준이 적당하다. 과속하지 말고 차분하게 원하는 집의 규모와 용도 그리고 건축에 투입할 수 있는 비용을 중심으로 대화를 시작하는 게 좋겠다. 가끔은 토지의 지번을 말하지 않고 건축상담을 하려는 분들이 있다. 대놓고 말하자면 무례한 행동이다. 최소한 건축할 대지의 지번을 알아야 그에 따른 기본적인 규정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집을 지으려는 스스로의 판단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기획에서의 문제를 토론하고 전체적인 일정과 설계의 진행방법은 어떻게 되는지 하는 전반적인 계획에 대해서 대화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첫 만남에서 건물의 배치를 물어보기도 하고 더 나가서 현관이 어느 쪽이 좋을지를 물어보시는 분들이 있다. 너무 나가신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