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3월 26,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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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위치 그리기

지금도 간혹 건물의 배치를 지관과 같은 사람에게 들었다면서 이유없이 건물의 방향을 남향으로 혹은 동향으로 해달라는 분들이 있다. 사람들은 신기하게도 지관의 명령에는 토를 달지 않는다. 하늘의 뜻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건축사의 생각은 의견이지만 지관의 말은 명령과 같다.

그렇게 지관이 배치를 결정할 때 이유를 드는 것은 길흉과 관계된 운명 때문이다. 집의 방향은 그곳에 사는 사람의 운명을 좌지우지 할 정도로 중요하다고 믿었다. 웃기지 않는 소리라고? 건축사인 필자도 배치가 그 사람의 운명을 좌지우지하는 것까지는 아니더라도 설계의 성패를 결정할 만큼 중요하다고 여긴다. 그래서 아직도 사람들이 지관을 따로 만나는 것일게다. 그래도 이제는 배치를 제발 건축사와 상담하기를 바란다. 지관은 전통사회로.

건물을 어느 쪽에 앉힐 것인가를 결정했다고 배치가 끝나는 것이 아니라 도면위에 그 건물을 정확하게 그릴 수 있어야 한다. 계획하는 단계에서는 건물의 위치를 정확하게 그리는 것이 아니라 계획의도에 맞추어서 적당히 그려보는 것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다. 하지만, 필자의 경우에는 처음부터 비교적 정확하게 위치를 잡으려고 시도한다. 건물의 축을 잡는 것은 계획의 가장 기본적인 기준을 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 건물의 위치를 지적도에 어떻게 표현할 수 있는지를 알고 있어야 한다. 건물의 위치를 도면에 그리는 것은 수치로 위치를 표현할 수 있어야 하며, 이는 건축설계의 기본이다.

대지 위에 건물위치를 표시하기 위한 건물의 가로와 세로의 축을 설정하는 것이 배치계획에서는 중요한 일이다. 물론 최근에는 축을 설정하기 어려운 자유곡선을 하고 있는 디자인도 있다. 여기서는 가로축과 세로축이 있는 직교 된 형태의 건축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건물의 위치를 잡기 위해서는 대지 경계선의 절점에서 두 개의 기준점을 잡아야 한다. 이미 수학에서 배웠듯이 두 개의 기준점은 하나의 직선을 그릴 수 있는 기준이 된다. 이를 시공기준점이라고 하는데 배치도에서 이 두 개의 시공기준점이 없다면 정확한 위치에 건물을 놓을 수 없다. 간혹 기준선을 동서남북을 가리키는 방위축으로 잡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방위축은 현장에서 오류가 많다. 반드시 지적점으로 기준을 잡는 것이 좋다.

이 기준점은 배치계획을 시작할 때부터 미리 정해 두는 것이 좋다. 시공기준점을 정하면서 건물의 배치가 어디를 기준으로 생각해야하는 지가 마음에 정해지기 때문이다. 최종적으로 작성된 도면에서도 이 시공기준점이 명시되어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최종적으로 건물의 위치는 숫자로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허가받은 위치와 실제 시공이 1미터 이상 달라졌다면 설계변경을 해야하는데 공사 중에 설계변경을 하는 것은 공사일정에 지장을 주고 공사비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배치를 확인하는 것은 설계의 시작이면서 마무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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