歸與歸與 귀여귀여 / 吾黨之小子狂簡 오당지소자광간 / 斐然成章 비연성장 / 不知所以裁之 부지소이재지
돌아가자, 돌아가자! 내 고향 젊은이들은 포부는 크나 일에는 소홀하고, 문채는 찬란하나 그것을 올바르게 재량 할 줄 모른다.
공자가 진나라에 있으면서 본래 자기 고국이었던 노나라로 돌아가겠노라고 말하는 대목이다. 공야장에 있는 글이다. 글의 내용과 관계없이 나는 이 歸與歸與 라는 대목이 눈에 쏙 들어왔다. 제주어에는 누군가의 말에 긍정적인 메시지를 보낼 때 ‘기여,기여’라고 한다. 귀여 귀여라는 어감이 귀엽기도 하고. 하하. 공자가 진나라를 기웃거리다거 고향으로 돌아올 핑계를 대는 것도 또 귀엽기도 하다.
나 역시 서울에서 건축 공부를 하고 실무를 하다가, 고향인 제주로 돌아가서 건축을 하면 좋겠다고 결심하게 된 것은 고향이라고 하는 진한 땅 냄새가 주는 힘 때문이었을 것이다. 당시에는 지역주의라고 하는 하나의 사조를 실천해보고 싶다는 욕구가 있었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것은 표면적인 핑계일 뿐 결국 마음 깊은 곳에서는 고향으로 돌아가서 내 몸과 같은 땅에서 편안하게 나의 건축을 해보자는 희망이 있었던 것 같다.
공자가 고향에 있는 후진들의 마음을 헤아려서, ‘고향 노나라의 젊은이들이 뜻은 크나 실천하지 못하고, 문채는 아름다우나 그것을 조절할 줄 모른다.’는 것이 그렇게 절박한 귀로의 이유인지 모르나, 당시의 공자에게서는 진심이었을 것이다. 성인에게도 고향은 그렇게 중요한 뿌리인 것이다.
23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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