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6월 8,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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建築論語] 己所不慾 勿施於人

子貢問曰: “有一言而可以終身行之者乎?”
子曰: “其恕乎! 己所不欲, 勿施於人.”
(자공문왈: “유일언이가이종신행지자호?” 자왈: “기서호! 기소불욕, 물시어인.”)

자공이 공자에게 평생동안 실천할만한 것이 무엇인가를 물었을 때 그것을 서(恕)라고 하면서, 풀어서 말한 것이다. 이 구절은 ‘내가 하기 싫은 일은 남에게도 시키지마라’는 의미이며, 여기서의 서(恕)의 뜻은 ‘용서’라는 의미라기 보다는 ‘역지사지(易地思之)’와 같은 의미로 사용되었다고 할 것이다.

최근에 꽤 넓은 면적의 토지를 갖고 있으면서 땅을 몇 개의 필지로 나누어서 계획할 수 있는지를 상담하신 분이 있었다. 그런데, 땅은 넓은데, 도로에 접한 부분, 소위 ‘접도길이’가 4미터정도 밖에 안되었다. 그래서 땅을 나누어서 계획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하였다. 그랬더니 ‘그러면, 여러사람에게 공유지분으로 팔아야겠네요.’라고 하는 것이 었다. ‘아니, 나눌 수 없는 땅을 공유 지분으로 판다면 그 이후에 그 사람들은 그 땅을 활용할 수 없을텐데, 땅이 넓어도 한 분에게 팔아야지 무슨 말씀이신가요?’라고 되물으면서 그것은 좋지 않은 생각이라고 만류를 했다.

내가 할 수 없는 일을 남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가정하는 것은 참으로 곤란한 생각이다. 건축사는 남의 재력으로 집을 구상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항상 건축주의 입장이 어떠한지를 살펴서 계획을 해야한다. 예를 들어서 건축주의 재력이 충분치 않은데 건축사가 고급재료를 강요한다면 이 역시 공자가 말하는 서(恕)를 실천하지 않는 것이다.
반대로 충분한 재력이 있고, 그것을 충분히 활용해서 공간적 쾌감을 느끼고 싶어한다면 그에 맞게 디자인을 고려할 수 있는 것도 서(恕)라고 할 수 있다. 상대의 입장에서 건축물을 생각하는 것은 건축설계의 기본이다. 게다가 더 나아가서 사회라는 측면 즉, 공동체의 입장에서 생각 할 수도 있어야 하는 게 건축사의 덕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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