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해서 복희팔괘를 검색해 보았다. 그림을 보다 보니 뭔가 잘 안 와닿는다는 느낌이 들어서 왜일까 했더니, 남쪽을 의미하는 건괘가 위쪽에 그려진 게 그 원인이었다. 우리는 일상에서 북쪽을 위로 놓은 지도에 많이 익숙하다. 그래서 당연히 대개 도면을 그릴 때는 위를 북쪽으로 놓고, 오른쪽이 동쪽, 그리고 왼쪽이 서쪽으로 놓은 방위를 사용한다. 물론 길을 중심으로 그릴 때는 방위가 달라지긴 하지만, 대개 여러 동이 있는 배치도를 그릴 때는 위를 북쪽으로 놓게 마련이다.
그런데, 아무리 검색을 해도 위에 북쪽을 상징하는 곤괘(太陰이지요)를 두는 그림은 찾기가 어렵다. 그래서 평소에 도면을 그리듯이 위쪽에 곤괘를 놓고, 아래쪽에는 건괘(太陽이지요)를 놓고, 이미지를 돌려 그려보았다. 에구 시원하다. 이제 동서남북이 안 헷갈린다.
그러고나니, 갑자기 왜 그러면 주역에서 그렸던 괘에서는 위에 건괘(남,태양)을 두었던 것일까 생각했더니, 건괘는 하늘을 그리고 곤괘는 땅을 상징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보면 땅을 아래에 두고, 하늘을 위에 두는 것은 당연한 그림이다.
방위를 중심으로 놔야 그림이 이해된다고 생각한 건, 지금의 도면과 지도에 익숙해져 버린 탓이다. 실은 풍수에서 좌청룡, 우백호라고 말하는 것은 남쪽을 바라볼 때라야 왼쪽이 동쪽, 오른쪽이 서쪽이 된다. 북쪽을 위로 놓고 도면을 작성해야 하는 것도 하나의 편견이고 관점일 뿐이다.
남쪽을 바라보면서 방위를 이해하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그것은 사실 위정자가 바라보는 방위이다. 南面 할 수 있는 것은 위정자의 방향이며, 北面하는 것은 신하의 방향이다. 감히 남쪽을 위로 놓고 방위를 상상할 수 있을 때 비로서 내가 세상의 중심에 있다는 의미가 된다. 다시 위쪽에 건괘를 놓고 팔괘를 이해해보기로 했다.
23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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